조잘조잘 자기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고, 콘서트를 다니며 노래를 듣고, 술을 마시고,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히 외향적일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이 꽤나 많다. 게다가 낙천적이기 까지 하니 부정적인 면이 과연 있을까 싶기도 하다. 알다시피, 위의 사람은 나를 묘사한 것이다.

 이러한 나에게 솔직하지 못한 것은 꽤나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나 자신에게도 괴리감이 느껴지는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얼마나 심할까? 말을 솔직하게 못한다는 것이 아니다. 타인에게 직설적으로 말을 하여 당사자도, 상대방도, 그리고 제3자도 당황한 상황이 몇 번 생각나는 것으로 보아, 내가 느끼지 못한 직설적, 소위 요즘 말로는 돌직구, 팩트폭력은 많았을 것이라 짐작만 할 뿐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솔직하지 못한다는 것일까.

 나는 내 자신을 남에게 드러나는 것을, 그것도 적나라게 드러나는 것을 나는 극도로 피하고 싶다. 자기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이 남에게 드러나는 것을 꺼려한다니 무슨 말인가. 아니 무슨 감정인가 싶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누구와 술을 마시던가, 어딘가에 놀러간다는 것은 페이스북에 올린다. 남들처럼. 그런데 나는 노래방에서 노래 한 곡 제대로 못 부르며, 내가 어떠한 사람인지 솔직하게 말하고, 표현하는 것에는 굉장히 서툴다 못해, 안타깝다. 나의 긍정적인 면만 보여주고 그 뒤의 숨겨진 그림자는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원함이 나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솔직함이 부럽다. 나에게 솔직함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내가 그러한 솔직함을 좋아하기에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아티스트들이 부러워 노래 듣는 것,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오래되지 않았다. 특히 22살의 이번 해를 거치면서 이틀 이상 집에 있는 것을 못하는 나에게,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아직도 나는 그 솔직함을 부러워 하며 노래를 듣고, 그림을 보지만 아직까지 노래를 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부끄럽고, 힘들다.

 

 언젠간 내 자신을 사랑하며, 노래하고, 그림을 그리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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