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책을 다 읽고 그 책을 산 적은 처음이네요. 친구는 책 다 읽었는데 왜 사냐고 했지만 두고두고 읽을 것 같아 샀습니다. 그 책은 사이토 다카시 작가의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이라는 책입니다. 예전에 유행했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요즘 저에게 큰 도움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일본인 작가라 예시가 와닿지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에 들어서 추천합니다.

 휴학을 하고 유럽여행을 두 달 정도 다녀오고 3주 정도 무척 우울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두 달간의 긴 여행으로 지칠대로 지쳤었죠. 무엇을 해도 유럽여행 보다 재미가 없을 것 같고, 이제 앞으로 닥쳐온 현실에 막막했고요. 정말 마지막 여행지에서 죽을걸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도 들 정도로 말이죠. 친구들은 기말고사 기간이라 다들 바쁘니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어요. 이런 감정들을 바깥으로 뱉어내면 좀 나았을 텐데 뱉어낼 상대가 없으니 더 우울해지고, 혼자 할 일이 없어 바쁘지 않으니 그 나쁜 감정들이 스믈스믈 더 커지면서 매일매일 울면서 지냈어요.

 그래도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도 듣고, 저도 생각하면서 내린 결론이 저는 혼자 있지 못한다는 것이었어요. 오히려 여행을 다니면서 다이어리에 "나는 생각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이렇게 쓸 정도로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리기 싫어서 혼자 다녔는데 참 아이러니 했어요. 다른 사람들이 무언가를 열심히 할 때 저는 이제 여행을 막 끝내고 충전을 제대로 못한 체,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혼자 불안해하며 우울해 했던거죠. 이 때 제가 혼자 있는 시간을 인식하고 즐겼으면 이렇게 길고, 많이 우울하지는 않았겠죠. 이 우울함에서 극복하고자 서점에서 이 책을 찾아 읽었는데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혼자 있는 시간이 익숙해지고 편안한 느낌..?



"혼자 있는 시간을 이용하여 혼자가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세계를 즐길 수 있다면 40대, 50대, 60대가 되어도 충실한 날을 보낼 수가 있다.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즐겁고, 혼자가 되어도 만족스럽다. 하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젊을 때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습관, 즉 고독의 기술을 익혀둬야 가능한 일이다. 

 친구와 함께 안락한 날만 보낸 사람은 갑자기 혼자가 되었을 때 외로움을 감당하지 못한다. 애초에 뭘 해야 할지를 모르니 그저 단골 술집에 들러 좋아하는 술이나 안주가 나오면 기뻐하는, 발전없는 즐거움이 인생의 목적이 돼버린다. 단골 술집에서 낯익은 사람들과 잡담을 나누다가 돌아와 잠자리에 드는 인생이라면 고독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후회없이 살았다는 생각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혼자가 되었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 여기에서 좋은 고독과 나쁜 고독의 갈림길이 나뉜다." - 혼자 있는 시간의 힘p.052


 누가 제 얘기를 이렇게 길게 써놨을까요.ㅋㅋㅋㅋ 정말 찔렸어요. 딱 제 얘기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1. 혼자 있는 시간을 못 견딘다. 하루종일 휴대폰을 들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해야 마음이 놓인다.

2. 애인에게 지나치게 의존을 하면서 혼자 힘들어하는 사람.

3. 갑자기 주어진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

(쓰고 보니 다 제 이야기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